2009년 8월 중순 어느 날 일본의 20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매년 여름이면 전화를 해주는 친구인데 평소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연락이 온 것이 이상하여 무슨 일이 있는지 아주 궁금했다. 그런데, 8월 22일 ~ 23일 동경의 "국제전시장'에서 있을 Ham Fair에 참석할 예정인지 물어 보길래 미안하지만 올해도 못 가겠다고 대답을 했더니 매우 서운해 한다.
1989년부터 매년 한여름에 개최되는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갔었는데 최근 몇 년동안 불황으로 인하여 경비 절감 차원으로 참석을 하지 않았고 행사 기간중에는 꼭 아쉬워하는 전화를 해 주어서 내년이면 꼭 가서 얼굴을 봐야지 하면서도 불황의 늪은 계속 깊어지는데다가 단순 전시회 참가를 위해 2박 3일 여행에 백만원이나 필요하므로 가지를 못한 것이 벌써 4년정도된 것 같다.
그런데 통화중에 갑자기 전화기를 아가씨에게 바꿔 주는데 그곳 술집에 한국어 공부를 하는 분들의 모임을 하던 중 알바가 부산에서 온 사람이라 원활한 통역을 위해서 바꿔 준 것 같았다. 그래서, 단순히 요즘 형편이 어려워 가지 못한다고 말을 했었는데 통역을 하면서 심각하게 말했는가 보다. 다시 전화를 걸어 와서 항공요금과 호텔 체제비 등을 모두 부담할테니 꼭 와야 된다고 한다.
일본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모임인 29MHz FM 동호회 회원들로서 매년 여름 일본 전국의 햄들이 이곳에서 Eyeball (만남)을 하는데 지난 20년간 서울과 부산사람들이 참석을 하여 자리를 빛내 주어서 활성화하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고 아주 고마워하는 분들인데 올해는 서울에서 꾸준하게 참석했던 한 분이 갑자기 부상을 입어 부득이 참석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다른 분들도 사정상 어렵다고 하는데 [사자왕]의 경우 경비 때문에 못 온다고 하니 그 경비를 부담해주면 가능하리라 생각한 것 같았다.
지난 1월 딸래미 결혼식에 인편을 통해서 부조까지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자왕]을 만나기 위해 부산에 서너 번이나 부산을 방문했었고, 우리 집에서도 두 번이나 투숙을 했었던 막역한 사이인데 그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으므로 이번 모임에서 한국대표 한 명은 꼭 참석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여러 차례 간곡한 부탁에 경비 부담을 지우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항공스케쥴을 파악하니 유일하게 Northwest 항공만 좌석이 남아 있는데 그것도 돌아 오는 것은 비즈니스클라스뿐이었다. 그것도 두 자리만 남아 있길래 즉시 예약을 하고 나자 바로 전화가 와서 예약을 했느냐고 묻는다. 예약은 했지만 총 요금이 48만원이나 된다고 했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KAL과 Northwest의 경우 마일리지로만으로도 갈 수 있었는데 사전에 신청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데다가 좌석이 없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동경가는 비행기의 일정이 타 항공사보다 아주 좋았다. 부산에서 출발은 오전 11시 30분, 동경에서 출발은 저녁 6시 30분이라 시내에서 두 시간 이상 소요되는 나리타공항가기에는 아주 편리하였다.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는 아끼하바라의 "요도바시카메라" 앞이었는데 들고 간 경주법주, 김 그리고, Flea Market에서 판매할 100V용아답터 등이 너무 무거워서 우에노에 도착한 후 아끼하바라에 가지 않고 우에노공원 입구만 들러 보고 근처의 커피숖 두 군데나 돌면서 그친구가 퇴근하고 마중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사실, 아끼하바라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필요한 부품들을 구입해야 했지만 무거운 가방을 들고 돌아 다니기에 너무 불편해서 그곳에서 기다렸는데 전화가 와서는 아끼하바라로 오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두 정거장밖에 되지는 않지만 더운 날씨에 걸어 갈 수도 없고 전철을 타고 갈 수밖에 없었다.
예상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기로 예정한 곳이 문을 닫았으므로 잠시 고민하다가 비싼 횟집으로 갈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기념으로 그곳에서 식사를 하자고 한다. 너무 미안하였다. 일인당 3,800엔 그리고 술 몇 잔을 걸치니 12,000엔 정도, 즉, 우리나라돈으로 환산하면 15만원이 넘는다.
식사 후 전철을 타고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친구의 집으로 갔더니 밤 11시에 그곳 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잘려고 하였더니 맛집 카페를 운영하는 것을 알고 있는 친구가 노트북을 들고 온다. 잠시 카페를 들러 볼려고 했더니 한글까지 가능하다. 정말 대단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지난 번 방문시 한글이 되지 않아서 불편했던 것을 감안하여 준비를 한 것 같다. 물론, [사자왕]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을 집에서 재우기도 하고 한글을 배우고 있으므로 필요도 했겠지만...
아침 7시 01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타야 하므로 아침에 일찍 이어 나주었으면 한다. 계산을 해보니 5시 30분엔 일어 나야 샤워도 하고 면도도 한 후 부인이 반드시 잘 차려 주는 식사를 하고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폰의 알람을 맞춰 두었다. 그런데, 친구가 깨우는데 6시였다. 착오로 오전을 오후로 시간을 잘못 맞췄던 것이었다. 세수와 면도만 하고 식탁에 앉았는데 원래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터라 떡 벌어지게 차려 논 밥상이 부담이 되었다, 결국, 적게 담겨져 있었지만 공기밥을 다 먹지 못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남긴 후 별도로 준비된 요거트 등 서너 가지의 후식을 먹고 출발을 했다.
이 동호회는 매년 36,000엔의 부스 사용료를 지불하고 작은 공간의 만남의 장소를 개설하는데 공식 오픈은 10시이지만 준비팀은 일찍 가서 준비를 해야 한다. 가는 도중에 두세 차례 전화를 받는 것을 보니 미안하였다. 다른 분들보다 30분 이상 지각을 한 것 같았다.
몇 년동안 만나지 못하엿던 분들과 인사를 한 후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아 보면서 거래처의 일본 메이커의 부스에 들러서 담당자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공식 오픈 행사가 열리는 입구로 갔더니 "한국아마추어 무선연맹"의 [김 일부] 이사장이 6개국의 VIP들과 같이 테이프컷팅 팀에 들어 있길래 부랴부랴 촬영을 한 후 인사를 했다. 같은 부산인으로서 여기서 서로 만날 줄 몰랐기 때문에 아주 반가웠다.
그런 후 동호회 부스 뒷편 한쪽 구석에 신문 등을 깔고 누워 버렸다. 그렇지 않으면 오후 내내 견디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한시간여를 자고 잠깐 눈을 떳더니 친구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점심 밥값이라도 낼려고 했는데 모두 거절하여 체류 기간동안 한 번도 밥값을 못 내게 하였다.
식사 후 전시장을 돌아 다니다가 어제 들러서 구입을 했어야 할 물품들이 전시장에는 보이지 않거나 가격이 비싸서 혼자서 "아키하바라"에 다녀 오기로 하였다. 5시에 전시장이 종료하므로 그 전에 다녀 오면 되었다. 짐을 들지 않은 가벼운 몸으로 습도가 엄청 높지만 다니기에는 좋았다. Value가 높은 물품들을 구매할 경우 여비라도 보탤 수 있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부품들이므로 단가에 비해 소모되는 에너지와 경비가 비싸게 먹히지만 일본까지 간 김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맞춰 전시장으로 되돌아 와서 호텔에 첵크인을 한 후 저녁 파티에 참석하였다. 호텔은 "워싱턴호텔"인데 원래 숙박비가 일인당 10,000원정도인데 동호회 회원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계약이 맺어져 있어서 매년 50% 저렴한 비용으로 투숙을 하느데 바로 전시장 앞이라 추가 교통비도 들지 않아서 편리한 곳이다.
5시 20분경 호텔로 가는 길에 전시장 입구에 자리를 깔고 대기하는 젊은 분들이 많아서 물었더니 다음날 오픈하는 "애니메이션" 전시회에 참석할려는 사람들인 것 같다고 한다. 나중에 파티 후에 보니 엄청 많이 늘어 나 있었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떼거지로 몰려 들어 있는 것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파티가 끝난 후 호텔방에서 2차를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게스트로서 반드시 참석을 해야 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그냥 뻣어 버렸다. 사실, 예의상이라도 잠깐 참석을 해야 하는데 아침 7시에 식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도저히 아침에 일어 나지 못 할 것 같았다. 다음 날 식사를 하면서 알았는데,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 호텔내 식당에서 식사하기 위하여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또 놀랐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느냐고 물었더니, 전시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호텔이 부족하여 이곳까지 와서 투숙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 날 6시 가뿐하게 일어 났다. 창밖을 내다 보니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구름같이 모여 있었고, 주위의 경치 또한 아주 훌륭하여 산뜻한 마음으로 로비로 내려 갔다. 로비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는 사이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안내표가 보이길래 기대도 하지 않고 보니 2시 30분 나리타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소요 시간도 70분에 비용도 2,700엔밖에 하지 않는다. 얼른 친구에게 이것을 타고 가는게 좋겠다고 하고 바로 티켓팅을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역까지 걸어 가서 " XXXX"를 25분 정도 타고 가서 '심바시"역에 내려서 "하꼬자끼" 시티터미널로 가는 전철을 두 번정도 갈아 타고 가서 수속을 받은 후 버스를 타고 나리타로 간다면 비용도 더 많이 오는데다가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짐을 들고 다닐 수 없는데 이 얼마나 편리한가?
티켓팅을 하고 나니 정말 다행이다 생각되니 식사하는 마음도 가벼웠다. 식당의 식사는 1,500엔인데 멤버쉽을 이용하여 20% 할인된 1,200엔이란 금액으로 먹을 수 있었고 맛도 괜찮았다. 식사 후 일행들을 먼저 전시장으로 보내고 저녁에 부산으로 출발해야 하므로 짐정리를 한 후 전시장으로 가는데 서양인의 티셔츠 등에 인쇄된 상호가 미국의 회사였다. 혹시, 그 회사 직원인가 물었더니 아니라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전시장으로 가는데 핀란드에서 온 아마추어무선사였다.
그런데 전시장은 10시부터 출입이 허용되는데 [사자왕]의 경우 그 이전에도 출입을 할 수 있는 출입증이 있지만 그 사람의 경우 없을 것 같아서 물었더니 출입증이 "PRESS'로 되어 있다고 보여 준다. 알고 보니 핀란드 단파방송 청취 잡지의 일원이라고 한다. 일본동호회 회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같이 가겠느냐고 하니 아주 좋아 하였다. 일본회원들이 아주 반갑게 맞이 하였고, 점심을 같이 하기로 약속까지 잡아 놓으니 일본 친구가 아주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를 한다.
식사하면서 지불한 항공요금을 물었더니 50만원이란 아주 파격적인 요금으로 왔단다. 그런 특별한 케이스가 있었는가 보다. 그런데 동경에 도착한 것이 아니고 "나고야"에 도착하여 신간센을 타고 왔다고 한다. 결국, 신간센 왕복 요금 25만원 이상 추가로 지불했을 것 같다. 내년에 다시 방문하고 싶어는 하지만 정상적인 요금을 지불하고는 올 수 없겠다고 하는데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본 동호회 회원들은 전세계에 가능하면 많은 무선사들과 연계하기를 바라는데 영어가 안되므로 지난 20년간간 제대로 시도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는데 이번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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